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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U 상생 모델'을 상상하자 2017-09-19 08:00:15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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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신문 - 사설
2017년 9월 18일 (1131호)

올해 2월 성공회대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는 이 대학 경비원이 축사를 했다. 연두색 작업복에 등산화 차림을 한 연사는 "이 어려운 때에 홀로서기 한 번만 해도 성공하는 것이다. 홀로서기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쌓아 올라가"란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에 학생과 교직원들은 따뜻한 박수로 응답했다.

작년 8월 동아대학교에서 개최된 제15대 한석정 총장 취임식에는 당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귀빈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발언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내빈 소개조차 하지 않았다.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한 총장도 짧게 취임사를 마쳤다. 대신 영상물 상영으로 이루어진 축사는 이 대학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캠퍼스 경비원, 총학생회장이 맡았다.

대학, 그 중에서도 국립대학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는 매우 크다. 교육과 연구라는 한정된 영역을 넘어 명실상부한 지역사회의 구심체로 기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우리 대학은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지역주민, 특히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데 솔선수범함으로써 상생의 기준치를 높여야 한다. 이 점에서 성공회대의 졸업식과 동아대의 총장 취임식이 던진 메시지는 울림이 크다.

우리 대학도 지역사회의 수요에 기민하게 부응하고 연계를 강화하는 일이 지속가능성의 원천임을 인식하고 있다. 올해 6월 학칙 개정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백마사회공헌센터가 그 방증이다. 이 센터는 지역 현안인 도시재생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물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배달강좌제, 재학생들의 글로컬 감수성 향상을 위한 공정여행 등을 기획하고 있다. 계룡대를 비롯한 우리 지역의 군 자원을 활성화하고 지역연계를 통한 사회자본 형성을 위해 군과 대학, 시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국군의 날 전야제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여기서 멈추어선 안 된다. 우리 대학은 대전·세종·충남의 거점으로서 지역사회와 한 몸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제적이면서도 담대한 발상이 필요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학내부터 보살피자. 신자유주의의 여파로 고용 불안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교내에는 수많은 기간제 직원과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7월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올해 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계획을 심의·의결한 바 있기도 하다.

상생에 입각한 새로운 고용구조를 도입한 대학도 이미 있다. 경희대학교는 2015년부터 희망제작소와 함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다리포럼에 참여하는 등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지난 7월 1일 국내 대학 최초로 청소 노동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이는 ‘경희 모델’이라 불린다. 국립대 중에서는 전남대학교가 교내에서 환경미화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용역 노동자 180명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작년 2월의 일이다.

우리 대학이 구성원과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는 어른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지역 공동체의 신뢰는 여기에서 싹틀 것이다. 학생과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도 한껏 커질 것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시대적 소명에 충실한 길이기도 하다. ‘CNU 상생 모델’을 상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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